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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겨드랑이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었고 집안 식구들마저 견디지 못할 정도였다. 

남들이 이토록 힘들어하니 본인도 괴로울 수밖에 없어서, 집을 떠나 방랑길에 올랐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그런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나그네가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동행하며 번번이 술과 밥을 대접하는 것이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랜 시간을 그렇게 하니 하도 이상해서 물어보았다.

“내 몸에서 나는 나쁜 냄새가 하도 심해서 주변 사람들이 잠시도 견디기 힘들어하지요. 그런데 당신은 나를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이렇게 잘 대접해 주니 무슨 까닭인지요? 나쁜 냄새마저 잊을 만큼 좋은 게 있는 건가요?” 

그러자 그 나그네가 웃으며 말했다. 

“바로 그 냄새를 제가 즐기기 때문에 당신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이 냄새가 없었다면 당신과 함께 할 이유가 어디 있겠소?” 

악취를 즐기다니, 이상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장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목에 크고 흉측한 혹이 달린 사람이 제나라 위공에게 유세를 했는데, 위공이 그를 하도 좋아해서 혹이 없는 보통 사람을 보면 오히려 목이 너무 야위어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나쁜 냄새를 좋아하는 것이나 흉측한 혹을 좋아하는 것 모두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주자학만이 학문의 본령이라 여기며 다른 분야를 무시하거나 과거시험을 통한 출세에 집안의 사활을 걸던 조선 시대와 비교할 때, 오늘 우리 사회는 과연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을 만큼 충분히 자유로운가? 

청년들이 의대와 로스쿨로 쏠리는 현상은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특정 분야에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그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것처럼 절망하는 분위기다. 

앞이 안 보이는 풍랑에 표류하며 나뭇조각 하나라도 잡아보려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라는 조언은 무책임하게 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진정 자신이 바라는 것인지. 

소나 말의 눈에는 천하일색 서시(西施)라 해도 아름답게 보일 리가 없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을 벗어나는 지점,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자리에서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이 외로운 길을 이해하고 함께 세상을 거슬러 나아갈 동지를 멀리서라도 찾고 싶은 간절함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는 악취가 향기로, 추함이 아름다움으로 여겨진다면 무용지물로 버려진 것에서 의외의 유용함이 발견될 수도 있다. 

세상은 오히려 트랜드 바깥에서 자신만의 길을 가는 이들로 인해서 진보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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